▦ 미국의 식민통치

미국의 필리핀 통치기간은 1898년부터 1946년까지이지만 이 기간중 미국-필리핀 전쟁기간(1899~1901)과 일제침략기간(1942~1945)을 빼야한다. 미국은 필리핀이 자체적으로 통치를 할 수 있게 되면 필리핀을 떠나겠다고 약속했으며 당시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필리핀은 미국에 협조한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은 약속을 이행했으며, 식민통치기간 중 필리핀인들을 관대하게 대우하여 오늘날까지도 필리핀인들은 미국에 대한 적개심이 없다.

미 식민통치기간 중에 필리핀 지역개편이 이루어진다.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민다나오와 술루가 필리핀의 영토로 편입되었다는 것. 그리고 루손, 비사야스 지역의 산악지역이 필리핀의 영토로 포함되면서 금광이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식민지 정책은 세계 식민지 통치사 중 가장 자율적인 통치를 한 사례로 간주되며 그 내면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1) 미국은 처음부터 필리핀을 영원한 미국의 식민지로 여기지 않았으며 필리핀인들이 자체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면 필리핀에서 물러나겠다고 악속함.
2) 미국은 동시대의 식민주의 국가보다 친절하고 너그러웠다. 미국은 국정에 필리핀인을 고르게 등용하였고 필리핀인들의 인권을 보호하였다. 미국은 필리핀 경제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교육제도를 소개했으며 공중보건을 위해 힘썼다.
3) 필리핀 국민은 미국식 방법에 쉽게 적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식으로 말하고, 먹고, 입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시아 여러 국가는 필리핀인을 ‘갈섹의 미국인'이라고 불렀다.

미국은 필리핀을 직접 통치하기에는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필리핀을 통치했다.

① 군사정부
(1898년 8월 14일 - 1901년 7월 4일)
필리핀 - 미국 전쟁기간중의 미 군사정부로 미 대통령이 임명한 3명의 미군 장군에 의해 통치된다. 이 세명의 장군중에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아버지인 아더 맥아더 장군도 포함된다.

② 시민정부
(1901년 7월 4일 - 1902년 8월)
시민정부는 초기에 미국대통령이 임명한 시민관료에 의해 운영되었지만 후에는 필리핀 국민이 선출한 필리핀인들에 의해 운영되었다.
시민정부시대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이 필리핀인들을 정부 요직에 등용하여 자주적인 민주통치방법을 가르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실험적 식민통치는 세계 식민지 역사상 유래없는 것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식민주의자들은 피통치자들이 정치에 관여한느것을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