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필리피노들이 타이타닉 영화와 “난파선”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연결시키는 반면, 필리핀 해안에도 많은 난파선들이 이제 100년의 세월을 바닷 속에서 맞게 되었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제2차 세계대전당시 침몰했던 난파선들은 현재 매우 유명한 다이브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이 중 가장 유명한 다이브 사이트로는 팔라완에 위치한 코론베이를 들수있는데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170해리에 위치한 코론 베이는 당시 가장 안전한 집결지로 일본 해군측에 보였다. 대부분 전투함정이 주를 이루었던 코론 베이에 주둔했던 일본 군함들의 정박소식을 접한 1944년 9월 24일, 오전 6시경 윌리암 F. 할세이의 지휘하에 38사단이 80 명의 Grumman이 소속된 H6F Hellcat과 curtis SB2C Helldiver기가 코론으로 향했다.
이것은 전투기가 가장 먼거리 공격을 시도한 때이기도 했다. 목표물에서 500km 떨어진 지점부터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던 120여대의 전투기는 부수앙가(Busuanga)에서 함대격추를 위해 투입되었다. 오전 9시경, 코론에 도착한 전투기들은 12대의 거대한 일본군함을 발견, 공격을 시작했다.
약 40여분간의 전투가 끝나고 전투기들이 돌아가고 난 뒤의 풍경은 파괴된 전함들의 모습만이 남아 있었다. 대부분의 난파선들은 상갓(Sangat)과 루송섬(Lusong Island) 사이에 모여 있으며 당시 공격을 피해 달아났던 전함들은 망랫섬(Manglet Island) 근방에서 난파되었다.
당시 보고에 따르면 몇몇 전함들은 전투기의 공격을 받고 침몰되었지만 다른 전함들은 폭격을 받아 침몰되었다. 마닐라 항구에 정박해 있던 유조선 오키카와 마루는 9월 22일 코론 항구로 출항해 그곳에 정박해 있는 전함들에 주유작업을 했다. 코론에 도착한 2일 후 폭탄에 맞은 오키카와 호는 화염에 휩싸여 침몰했다. 코론항구에 침몰한 유일한 전함은 아키수시마였다.
코론 항에서 또 볼수있는 난파선으로는 코교마루인데 이 해군 공급선은 미군공격 하루전에 마닐라에서 코론항에 도착했으며 많은 폭격을 받고 39명의 군인들과 함께 침몰했다. 하지만 팔라완에서만 난파선과 그 침몰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것은 아니다. 마닐라에 가까운 수빅에서도 난파선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스페인-미국 전투당시 수빅에서는 스페인이 보낸 증기 전투함 산 퀸틴(San Quentin)을 보냈으나 미군에 의해 침몰되었다. 또 하나의 유명한 난파선은 뉴욕 전투함(New York armored cruiser)인데 이 배는 일본군의 필리핀 점령시기인 1942년 1월에 침몰되었다. 수빅을 떠나기 전 미군은 모든 항구시설을 파괴한 후 뉴욕함으로 철수했다. 뉴욕 전함은 1891년에 출항하여 스페인-미국전쟁과 제 1차 세계대전에 사용되었던 전함이었다. 1911년과 1917년 사이 사라토가(Saratoga)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1933년, 수빅해군기지에 도착했을 때는 서서히 무기등이 해체되기 시작했으며 1941년 12월에는 회전포탑을 제외한 모든 무기가 해제되었다. 수빅만에 있는 난파선 중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엘 캡틴(El Captain)으로 일리안 만(Ilian Bay) 입구쪽에 침몰되어 있으며 다이버들은 이 배를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2년, 프랑스인 고고학자 프랑크 고디오 팀은 산타크루즈 해안마을 근교에 침몰한 고대 중국폐선을 발견했다. 당시 배 안에는 15세기의 아름다운 중국 도자기들이 가득 담겨있었으며 짐칸은 약 500년 이상 해저 32미터 지점에 침몰해 있었다. 인근에서 다이너마이트 어업을 하던 한 어부가 우연히 도자기 조각을 발견하고 당국에 신고하자 필리핀 정부는 고디오 팀에게 부탁해 발굴작업에 착수, 15,000여점의 중국 명나라 시대 도자기를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이중 11,500여점이 완전한 모습 그대로 발굴되어 이 난파선이 80%이상의 배 밑창이 보존된 견고한 명나라 시대의 무역선이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포장술로 유명했던 중국인들의 손재주를 이 난파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었는데 아주 작은 틈도 없이 차곡차곡 정돈된 때문에 난파된 후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전지식을 갖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난파선들을 찾아가 본다면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